자신을 리더로 인식하는 리더 정체성(leader identity)은 직장에서 리더십의 효과성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다.
자신을 리더 역할에 동일시하는 것은 리더로서 일관된 행동을 유지하게 하고 구성원의 성장과 조직의 성과를 높이는 데 동기를 부여한다.
한 개인이 자기 스스로를 알고, 자신 내면의 생각과 감정, 가치관 등에 일치되도록 행동할 때, 즉 자기인식(self-awareness)과 자기조절(self-regulation)을 갖추고 있을 때, 우리는 진정성(authenticity)을 느낀다.
자기인식은 현재 자신의 재능, 강점, 목표, 가치관, 믿음, 욕망, 어두움 등을 지속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이며 자기조절은 자신의 가치관과 목표를 자신의 행위에 일치시키는 과정이다. 진성리더십(authentic leadershhip)은 자기인식(self-awareness), 도덕성(ethic/moral), 투명성(transparency), 균형된 프로세스(balenced process)를 구성개념으로 하며, 자기인식과 자기조절은 진성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리더로서 정체성을 유지하며 끊임없이 자기조절을 하는 것은 에너지를 크게 소모하게 만든다. 퇴근 이후에 적절한 회복 단계를 거치지 못하면 다음 날 리더다운 정체성으로 조직을 이끄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만일 리더가 퇴근 후 심리적 분리(psychological detachment)로 에너지가 보충되는 날에는 정체성을 유지하기 쉽겠지만, 자신의 말이나 행동에 대해 후회나 자책과 같은 반추(affect-focused rumination)으로 시간을 보낸다면 정체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 조직에서 리더로서의 삶은 다른 사회적 장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 주변엔 회사에서 하는 행동을 그대로 다른 장면에서 보이는 미성숙한 인간들이 많지 않은가? 이런 사람들은 심리적 분리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리더로서 진정성있는 정체성을 유지하기가 더 어렵다.
경험이 부족한 리더라면 자신의 말과 행위를 자꾸 곱씹어 보는 반추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반추적 행동으로 행동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심리학의 다양한 연구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반복 증명하고 있다. 자기 비판이 심해지면 자기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 떨어져 목표에 도전하거나 성취하고자 하는 욕구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경험이 풍부한 리더라면 다소 감정적으로 힘든 사건을 관리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지만, 경험이 부족한 신임 리더라면 반추의 과정을 더 많이 겪기 마련이다.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경영대학원의 레미 제닝스(Remy Jennings) 교수 등의 연구진은 리더들이 퇴근 후, 심리적 분리와 반추가 리더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응용심리학 저널(Journal of Applied Psychology)에 발표 했다.
적절한 심리적 분리는 리더의 인지적, 정서적 고갈(depletion)을 줄여 정체성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겠지만, 반추는 인지적 고갈을 더 크게 경험하게 하기 때문에 리더 정체성의 회복력을 떨어뜨리게 될 것이다. 특히, 경험이 부족한 신임 리더의 경우 이 현상은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의 개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