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8, 4 GAM LETTER 111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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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GAM Letter 편집자 장철우입니다.
지난주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 이런 글이 올라왔습니다.
팀장과 면담을 하던 중 팀장은 들뜬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 너 커리어에 큰 도움이 될 거야. 여기서 자아실현 한번 해야지."
좋은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글쓴이는 집에 돌아와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제 자아는 늦잠 자고, 여행 다니고, 맛있는 거 먹는 건데요."
댓글은 300개 넘게 달렸습니다.
"맞는 말이다. 자아실현은 회사 밖에서 하는 거다."
반대로 "그냥 놀고 싶다는 말을 길게 쓴 것뿐이다."
오늘은 이 팽팽한 줄다리기의 원인을 짚어보겠습니다.
팀장의 자아실현 발언이 왜 공허하게 들리는지, 그리고
"회사는 그냥 돈 버는 곳이다"라는 말은 왜 절반만 맞는지 말씀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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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실현 해야지" 팀장의 말에
현타가 온 이유
자아실현 하라는 말의 공허함
팀장이 나쁜 의도로 한 말은 아니었을 것이다. 동기부여를 하고 싶었을 것이다. 문제는 자아실현이라는 단어 자체에 있다.
심리학자 로버트 호건은 저서 『성격과 조직의 성패』에서 매슬로우 욕구 5단계의 최상위 개념인 자아실현을 정면으로 비판한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개념 자체를 정의하기가 어렵다. 사람마다 다르게 답한다.
둘째, 개인차를 측정할 척도가 없다. 어떤 사람이 자아실현을 얼마나 이뤘는지 잴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셋째, 인간 이외의 종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진화론적으로 설명이 안 된다.
그런데 호건은 이렇게 덧붙인다.
자아실현은 과학적으로 검증되기 어려운 개념임에도 조직에서 자주 쓰인다.
구성원에게 동기를 불어넣기에 좋은 말이기 때문이다.
검증된 심리학적 조언이 아니라, 조직에서 오래 써온 동기부여 화법에 가깝다.
글쓴이가 그 말에 아무것도 와닿지 않았던 것은 예민해서가 아니다. 애초에 뜬구름 잡는 개념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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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실제로 쌓이는 건 평판
그렇다면 회사에서 우리가 실제로 쌓는 건 무엇인가.
호건은 성격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을 구분한다. 정체성(identity)과 평판(reputation)이다.
정체성은 내가 나를 바라보는 방식이다. 나의 욕구, 나의 관점이다.
평판은 타인이 나를 바라보는 방식이다. 내가 과거에 보여준 행동에 대한 관찰자들의 기술이며, 동시에 내 미래 행동에 대한 예측이다.
호건은 정체성은 주관적이라 과학적 접근이 불가능하고, 미래 행동을 가장 잘 예측하는 변수는 평판이라고 말한다.
이 구분을 회사에 대입하면 명확해진다.
팀장이 보고를 칭찬할 때, 회의에서 의견이 채택될 때, 성과 평가에서 S등급을 받을 때. 이건 전부 평판이 쌓이는 순간이다.
타인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에 대한 기록이다.
타인의 평판에 따라 마음과 정체성이 흔들리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회사는 타인의 평가가 생존과 보상에 직결되는 공간이다. 팀장의 눈빛 하나에 마음 졸이고 회의실 반응에 휘청거리는 건 나약해서가 아니라 당연한 반응이다.
문제는 평판의 흔들림을 정체성의 무너짐으로 받아들일 때 발생한다.
평판은 외부 날씨와 같다.
상대의 기분, 조직 상황, 주관적 기준에 따라 오늘은 비가 오고 내일은 해가 뜬다.
정체성은 내 안의 땅이다.
수시로 변하는 평판을 나라는 사람의 본질과 동일시하면,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 때마다 땅 전체가 무너졌다고 느끼게 된다. 상대의 말 한마디에 하루 전체가 무너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
회사는 평판을 쌓고 증명하는 무대이지, 정체성을 완성해주는 공간이 아니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변하는 평판과 진짜 정체성을 분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마음을 지킬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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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는 정체성 만들기
외부 평가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 정체성은 어디서 쌓이는가.
전은경 디렉터의 이야기가 이 질문에 답을 준다.
전은경 디렉터는 월간 『디자인』에서 18년을 일했다. 기자로 시작해 편집장, 디렉터까지 올랐고 200여 권의 잡지를 만들었다. 마감 노동자의 삶은 녹록지 않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야근했고, 원고 하나를 마음에 들 때까지 고치다 새벽 두세 시를 넘기기 일쑤였다.
그녀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원고 쓰는 일에만 자신을 묶어두지 않고, 틈이 날 때마다 기획 제안서를 들고 밖으로 나가 아우디, 현대차, 삼성전자 같은 기업의 디자인 프로젝트를 따왔다.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에디터십(Editership)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어도 된다. 확고한 취향이 있고,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전문가를 모아 연결하는 올라운더를 세상은 원한다."
여기서 에디터십은 핵심을 한 줄로 요약하는 감각, 정보를 필터링해 흐름을 짚어내는 감각, 여러 전문가를 모아 소통하는 감각을 뜻한다. 이는 잡지 기자라는 직함이 아니라 전은경 디렉터 개인에게 속한 능력이다.
여기서 직장인과 직업인의 차이가 드러난다.
직장인은 정체성을 회사라는 평판의 무대 안에 둔다.
"A기업의 마케터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직업인은 정체성을 자신만의 능력에 둔다. 회사는 그 능력을 발휘하고 확인하는 무대 중 하나일 뿐이다.
전은경 디렉터가 18년간 야근하며 원고를 고친 이유는 회사에 자아를 갈아 넣어서가 아니다. 자신의 정체성인 에디터십을 회사라는 훈련장에서 갈고닦았기 때문이다. 회사가 사라져도, 부서가 바뀌어도 남는 건 에디터십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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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적용할 3가지
"회사는 돈 버는 곳일 뿐이다"라는 말도, "회사에서 자아실현 해야지"라는 말도 둘 다 절반만 맞다. 전자는 정체성까지 회사에 기대하지 말라는 점에서 맞고, 후자는 회사가 정체성을 쌓을 재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맞다. 둘을 가르는 기준이 필요하다.
첫째, 오늘 있었던 일을 평판 칸과 정체성 칸으로 나눈다.
팀장이 보고했는데 반응이 없었다, 회의에서 의견이 묵살됐다. 이건 평판 칸이다. 타인의 시선이고 내가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오늘 새로 익힌 스킬, 정리한 논리, 다듬은 표현. 이건 정체성 칸이다.
회사를 떠나도 남는 것들이다.
둘째, "이 일이 끝나면 내게 뭐가 남는가"를 스스로 묻는다.
전은경 디렉터가 광고 영업까지 뛰어든 건 회사 매출을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상황을 파악하고 사람을 연결하고 프로젝트를 완주하는 능력이 자신에게 남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같은 업무도 회사를 위한 일로 보면 소진되지만, 나에게 남는 능력으로 보면 쌓인다.
셋째, 정체성은 회사 안에서만 확인하지 않는다.
평판은 회사 안에서 만들어지지만, 정체성은 회사 밖에서도 검증받을 수 있어야 한다. 부업이든 사이드 프로젝트든 커뮤니티 활동이든, 회사 밖에서 내 능력이 통하는지 확인되는 순간 팀장의 표정 하나에 하루가 흔들리는 일이 줄어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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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자아실현 해야지"라는 말에 아무것도 와닿지 않았던 건,
그 말이 애초에 검증되지 않은 추상적 개념이었기 때문이다.
"회사는 그냥 돈 버는 곳이야"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절반은 맞지만, 회사가 정체성을 쌓을 재료를 준다는 사실까지 말하면 절반은 틀린다.
전은경 디렉터는 18년 동안 같은 회사에 있었지만, 그가 쌓은 건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아니라 에디터십이라는 자신만의 무기였다.
회사는 무대였고, 정체성은 그의 몫이었다.
오늘부터 한 가지만 구분해보자.
지금 이 감정이 평판이 흔들려서 생긴 것인지, 정체성이 흔들려서 생긴 것인지. 평판은 타인의 몫이고, 정체성은 오직 나의 몫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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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두 내 잘못이다. - 오픈 AI가 다시 배우기 시작한 것
오픈AI CEO 샘 올트먼은 최근 회사가 앤트로픽에 뒤처진 이유를 공개적으로 인정했습니다.
그는 시장을 잘못 읽었고, 고객이 원하는 방향과 다른 곳에 집중했다고 말했습니다. 오픈AI가 챗GPT 구독자 확대에 힘쓰는 동안, 앤트로픽은 개발자와 기업 고객의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결국 두 회사의 평판은 엇갈렸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샘 올트먼이 "우리는 끝났다"고 말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는 평판이 흔들린 사실은 인정했지만, 조직의 정체성까지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실패한 전략은 바꾸고, 부족했던 부분은 인정하고, 다시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 이야기한 평판과 정체성의 차이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평판은 시장과 고객이 내리는 평가입니다.
그래서 언제든 좋아질 수도,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체성은 다릅니다.
우리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배우며, 어떤 방식으로 성장하는 조직인지는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습니다.
평판은 타인의 평가입니다.
정체성은 내가 계속 만들어 가는 능력입니다.
둘을 구분하는 순간, 우리는 실패를 '끝'이 아니라 '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https://www.wsj.com/tech/ai/how-openai-lost-its-ai-crownand-the-fight-to-win-it-back-7d069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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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조직의 문제를 교육으로 바꾸고 싶다면
팀장의 말 한마디가 팀원의 태도를 바꾸기도 하고,
잘못된 피드백 하나가 관계를 닫아버리기도 합니다.
GAM 컨설팅은 기업 현장에서 반복되는 리더십·소통·문제해결 장면을 심리학과 실제 사례 기반 워크숍으로 풀어갑니다.
팀장 리더십, 피드백, 평가면담, 갈등관리, 코칭, AI 활용 업무혁신 교육이 필요하시다면 GAM 컨설팅과 함께 논의해보세요.
GAM 컨설팅 기업교육 · 리더십 워크숍 · AI 활용 교육 교육문의 https://thinkgam.com/contact/ 유튜브 〈모두의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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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팀장프롬프트 : 순간의 판단을 돕는 30가지 질문
워낙 컨텐츠가 많고, 볼거리 읽을거리를 다양하게 접하지만
그래도 최고의 컨텐츠는 뭐니뭐니 해도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적극적으로 작가의 생각과 내가 교감하는 그 순간의 상호작용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다른 영상, 이미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희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읽으려고 사두었다가 아직 펼치지 못한 책 한 권 꺼내보시죠...
마땅한 것이 없다면 팀장프롬프트도 한번 권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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