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7, 29 GAM LETTER 110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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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GAM Letter 편집자 장철우입니다.
얼마 전 한 커뮤니티에 이직한 직장인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전 직장에서는 이것저것 맡으며 회사가 돌아가는 방식을 폭넓게 배웠습니다. 그런데 더 크고 체계적인 회사로 옮긴 뒤에는 문서를 낼 때마다 수정받고, 판단할 때마다 지적받습니다. 경력 많은 동료에게 배우는 것은 감사하지만 자꾸 민폐가 될까 봐 겁이 납니다. 요즘은 제 생각은 모두 틀리고 남의 말은 모두 정답처럼 느껴집니다. 저, 이 회사에 필요한 사람 맞나요?"
댓글은 두 갈래로 나뉘었습니다.
“적응 기간이니 버티세요.”
“그 정도면 회사와 맞지 않는 겁니다. 옮기세요.”
하지만 지금 드러난 사실만으로는 두 조언 모두 너무 빠릅니다. 수정과 지적을 많이 받는다는 사실만으로 그 사람이 회사에 필요한지, 회사와 맞지 않는지를 판정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GAM Letter에서는 이직 후 반복되는 수정이 왜 존재 가치의 위기로 번지는지, 그리고 그 불안을 줄이기 위해 이번 주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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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 후 왜 자꾸 수정받을까?
실력이 아니라 기준이 바뀐 겁니다"
수정받았다는 사실과 필요없다는 판단
문서를 제출했는데 수정 지시 받았습니다. 이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나는 이 회사에 필요 없는 사람이다”는 결론은 사실이 아니라 해석입니다.
두 문장 사이에는 큰 간격이 있습니다. 수정 코멘트는 특정 산출물이 회사의 기대와 얼마나 맞는지를 알려주는 정보이지, 한 사람의 채용 가치와 존재 가치를 판정한 최종 평가서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새 조직에 들어간 사람은 최근의 수정 몇 번을 면접과 채용을 거쳐 자신을 선택한 조직의 판단보다 더 크게 받아들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새 회사에서는 자신을 평가하는 기준이 아직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준이 보이지 않으면 사람은 결과를 능력의 문제로 해석하기 쉽습니다.
“이 문서의 방향이 맞지 않았다”가 “나는 판단력이 부족하다”로 바뀌고,
“이 회사의 프로세스를 아직 모른다”가 “나는 경력만큼 실력이 없다”로 바뀝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자신이 이 회사에 맞는 사람임을 서둘러 증명하는 일이 아닙니다. 이 회사에서는 정답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를 배우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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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바뀌면 일 잘하는 기준도 바뀐다
전 직장에서 인정받았던 능력과 새 회사가 요구하는 능력은 다를 수 있다.
전 직장에서는 역할을 가리지 않고 여러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 좋은 평가를 받았을 수 있다. 빠르게 판단하고 혼자 끝까지 해결하는 것이 강점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규모가 크고 프로세스가 정교한 회사는 다른 것을 본다.
이직자가 흔들리는 이유는 능력이 갑자기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다.
다른 시험장에 들어왔는데 이전 회사의 채점표로 자신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질문을 바꿔야 한다.
“나는 왜 이것도 못하지?”가 아니라 “이 회사는 무엇을 좋은 결과물이라고 판단하지?”
“왜 또 수정받았지?”가 아니라 “수정 의견에서 반복되는 기준은 무엇이지?”
질문이 바뀌면 수정은 자존심을 깎는 사건이 아니라 조직의 암묵적 기준을 수집하는 데이터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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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기서 중요한 사람인가"를 만드는 세 가지 경험
조직심리학자 존 피어스와 도널드 가드너는 조직기반자긍심(Organization-Based Self-Esteem)을 “조직 구성원으로서 자신이 유능하고 중요하며 가치 있다고 믿는 정도”로 설명했다.
일반적인 자존감이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인가”를 묻는다면, 조직기반자긍심은 이렇게 묻는다.
나는 이 조직에서 중요한 사람인가? 나는 이곳에서 유능하게 기여할 수 있는가?
그래서 일상에서는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도 새 직장에서는 쉽게 위축될 수 있다. 실제로 2024년 종단연구는 일반 자존감과 조직 안에서의 자존감이 상당 부분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피어스와 가드너가 정리한 연구에 따르면 조직기반자긍심은 크게 세 종류의 경험에서 자란다.
1. 조직 구조가 보내는 신호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업무를 스스로 조절하며, 판단 과정에 참여할 기회가 있는가?
지나치게 통제적이고 기계적인 구조는 “당신을 믿지 않는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 반대로 자율성과 자기표현의 기회는 “당신의 판단도 이 조직에 필요하다”는 신호가 된다.
2. 중요한 사람이 보내는 평가
상사, 멘토, 동료처럼 자신의 일을 잘 아는 사람이 구체적인 말과 행동으로 “당신이 기여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가?
막연한 칭찬보다 “이번 보고서에서 고객 관점으로 쟁점을 정리한 부분은 좋았다”와 같은 구체적인 평가가 중요하다.
3. 직접 경험한 성공과 유능감
작은 업무라도 끝까지 완료하고, 그 성공이 자신의 행동에서 비롯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는가?
성공 경험은 “나는 할 수 있다”는 증거가 된다. 반대로 실패를 전부 자신의 능력 부족으로 해석하면 조직 안에서의 자기평가도 빠르게 낮아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감을 억지로 끌어올리는 일이 아니다.
자신감을 만들어내는 경험을 설계하는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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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책까지 9년, 안톤 허가 바꾼 질문
번역가 안톤 허는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를 번역해 2022년 부커상 국제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그가 공동 번역한 BTS 공식 회고록 《Beyond the Story》 영문판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로 데뷔했다.
지금은 세계가 주목하는 번역가지만 첫 단행본 계약까지는 9년이 걸렸다.
2009년 한국문학 번역 공부를 시작한 뒤 신경숙 작가의 《리진》을 번역해 출간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그는 요청받은 두 작품의 샘플만 보내지 않았다. 자신이 꼭 번역하고 싶었던 《리진》의 샘플을 하나 더 만들어 보냈고, 그 추가 제안이 첫 단행본 계약으로 이어졌다.
이 이야기를 “9년만 버티면 성공한다”는 교훈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모든 기다림이 성공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며, 방향이 틀렸다면 오래 버티는 것이 오히려 손실을 키울 수도 있다.
안톤 허의 이야기에서 배워야 할 것은 버틴 시간보다 확인 가능한 다음 행동이다.
그는 매번 “나는 번역가가 될 자격이 있는가”를 판정하기보다
샘플을 만들고, 제안하고, 반응을 확인했다.
결과에 대한 확신이 생기기 전에 방향을 검증할 행동을 계속했다.
이직자에게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나는 이 회사에 필요한가?”는 너무 크고, 모호하며, 지금 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반면 다음 질문은 오늘 답을 구할 수 있다.
이번 문서에서 반복해서 수정된 한 가지는 무엇인가? 다음 문서를 시작하기 전에 누구에게 어떤 기준을 확인할 것인가? 이번 주에 끝낼 수 있는 작은 결과물은 무엇인가?
존재에 대한 질문을 행동에 대한 질문으로 바꾸면 불안은 학습 계획으로 바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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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 후 자신감을 되찾는 루틴
1. 15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구체적인 피드백을 요청한다
“저, 잘하고 있습니까?”라고 묻지 않는다. 너무 크고 추상적인 질문이라 상대도 막연한 위로나 일반론으로 답하기 쉽다.
대신 이렇게 요청한다.
“최근 문서 수정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정리해봤습니다. 이번 주에 15분 정도 가능하실까요? 제 역할에서 가장 중요한 기대 결과 한두 가지와, 제가 우선 보완할 점 하나를 듣고 싶습니다.”
최근 연구도 새 조직 적응에서 피드백 탐색과 관계 형성이 중요한 능동적 행동임을 강조한다. 다만 누구에게 묻는지가 중요하다. 내 일을 이해하고 정확한 피드백을 줄 수 있으며, 질문해도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사람을 선택한다.
2. 3가지: 일을 시작하기 전에 방향부터 맞춘다
문서가 계속 수정된다면 완성도보다 방향이 어긋났을 가능성을 먼저 확인한다.
착수할 때 다음 세 가지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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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결과물은 어떤 모습이어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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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과 가장 우려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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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렇게 이해했는데, 이 방향이 맞습니까?”
완성본을 들고 가서 처음부터 다시 고치기보다 20~30% 수준의 초안에서 한 번 더 확인한다.
3. 1개: 실수 다음 날, 작고 명확한 업무 하나를 완료한다
실수했다면 변명하지 않고 인정한다. 놓친 이유와 다음에 확인할 항목을 한 줄씩 적는다.
그리고 다음 날 작고 명확한 업무 하나를 끝낸다.
자책을 오래 하는 것보다 수정된 행동으로 작은 완료를 만드는 편이 조직 안에서의 유능감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4. 1회: 매주 금요일 ‘적응 증거’를 기록한다
매주 금요일 10분 동안 네 줄만 적는다.
- 새로 발견한 판단 기준 : 숫자보다 고객 영향부터 설명한다
- 실제 반영한 피드백 : 결론을 첫 페이지로 이동했다.
- 완료한 작은 결과 : 회의 전 30% 초안 확인을 마쳤다
- 다음 주 먼저 물을 질문: 이번 보고서의 최종 의사결정자는 누구인가
기록하지 않으면 수정받은 장면만 기억에 남기 쉽다. 기록하면 수정과 완료가 모두 적응의 증거로 남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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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회사에 필요 없는 사람일까요?”
지금 가진 근거만으로는 답할 수 없다.
대신 더 좋은 질문이 있다.
나는 이 조직에서 정답이 만들어지는 방식을 얼마나 배우고 있는가? 내 의견이 반영되는 경험, 중요한 사람의 구체적인 평가, 직접 완성한 작은 성공을 얼마나 쌓고 있는가?
안톤 허의 9년이 모든 사람에게 같은 성공을 약속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한 가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결과가 보이지 않을 때도 방향을 확인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은 만들 수 있다는 것.
지금 필요한 것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한 번에 판정하는 일이 아니다.
이 조직의 암묵적인 정답을 학습 가능한 단위로 바꾸는 일이다.
오늘 딱 하나만 해보자.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15분을 요청하고, “제가 잘하고 있습니까?” 대신 “제가 우선 보완할 한 가지는 무엇입니까?”라고 물어보자.
그 질문 하나가 새 회사에서 다시 자신감을 만드는 시작이 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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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투자 유치가 아니라 로크 다운이다
수정받는다는 사실만으로는 아무것도 설명되지 않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엔비디아·브로드컴과 대규모 협력을 맺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를 투자 유치와 확정적인 주문 확보라고 설명했지만, CNBC는 조금 다르게 해석했습니다. 엔비디아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공급을 미리 선점한, 이른바 ‘로크 다운’이라는 것입니다.
같은 계약인데 한쪽에서는 기회로, 다른 쪽에서는 공급망 선점으로 읽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표현이 맞느냐가 아닙니다. 눈앞에 보이는 사실은 같아도, 그것을 바라보는 기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새 회사에서 반복해서 수정받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서를 세 번 수정받았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사실만으로 “내 실력이 부족하다”거나 “이 회사에 필요 없는 사람이다”라는 결론까지 내릴 수는 없습니다.
새 조직이 요구하는 문서 형식이 다를 수도 있고, 의사결정 과정이 더 세분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개인의 재량보다 이해관계자 간의 합의를 중요하게 여기는 조직일 수도 있습니다. 수정은 무능에 대한 판정이 아니라, 새로운 조직의 기준에 맞춰 서로의 판단 체계를 조율하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https://www.cnbc.com/2026/07/25/nvidia-locks-down-memory-from-sk-hynix-as-part-of-500-billion-ai-deal.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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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조직의 문제를 교육으로 바꾸고 싶다면
팀장의 말 한마디가 팀원의 태도를 바꾸기도 하고,
잘못된 피드백 하나가 관계를 닫아버리기도 합니다.
GAM 컨설팅은 기업 현장에서 반복되는 리더십·소통·문제해결 장면을 심리학과 실제 사례 기반 워크숍으로 풀어갑니다.
팀장 리더십, 피드백, 평가면담, 갈등관리, 코칭, AI 활용 업무혁신 교육이 필요하시다면 GAM 컨설팅과 함께 논의해보세요.
GAM 컨설팅 기업교육 · 리더십 워크숍 · AI 활용 교육 교육문의 https://thinkgam.com/contact/ 유튜브 〈모두의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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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팀장프롬프트 : 순간의 판단을 돕는 30가지 질문
워낙 컨텐츠가 많고, 볼거리 읽을거리를 다양하게 접하지만
그래도 최고의 컨텐츠는 뭐니뭐니 해도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적극적으로 작가의 생각과 내가 교감하는 그 순간의 상호작용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다른 영상, 이미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희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읽으려고 사두었다가 아직 펼치지 못한 책 한 권 꺼내보시죠...
마땅한 것이 없다면 팀장프롬프트도 한번 권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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