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는 맞았는데, 팀장은 왜 다른 결정을 했을까
중견 유통회사에서 20년 가까이 영업을 해온 이 팀장의 팀원 박 대리는 입사 2년 차로 AI 활용에 능숙한 직원이다.
어느 날 박 대리가 지난 5년의 거래 데이터를 AI로 분석한 보고서를 가져왔다.
“팀장님, C거래처는 3년째 적자입니다. 마진율도 마이너스예요. 거래를 정리하는 게 맞습니다.”
보고서는 깔끔했다. 숫자도 틀리지 않았고 논리도 분명했다.
그 때 이 팀장이 물었다.
“박 대리, C거래처 사장님 성함이 뭔지 알아?”
박 대리는 몰랐다.
“최 사장님이셔. 2009년, 우리 회사가 정말 어려웠던 시절부터 선금까지 주면서 거래를 유지해주셨어.
최 사장님은 주변 거래처들과 관계가 깊고 끈끈해서 우리가 거래 종료하면 단순히 C거래처 하나의 손익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해"
AI 분석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다만 데이터에는 최근 3년의 손익은 들어 있었지만,
그 거래처와 회사가 쌓아온 15년의 관계까지 모두 들어 있지는 않았다
이 팀장이 다시 말했다.
“이 보고서가 틀렸다는 게 아니야. 그런데 이걸로 결정하기 전에 하나는 더 확인해야겠어.”
여기서 첫 번째 역할이 나온다.
판단이다.
판단은 AI가 모르는 것을 인간이 신비하게 알아내는 능력이 아니다.
AI가 낸 답에 무엇이 들어갔고, 무엇이 빠져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에 가깝다.
그래서 AI 결과물을 받은 팀장이 가장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이 결정에 필요한 정보에서 혹시 빠진것은 뭘까?”